아산지역신문기자협회가 16일 오후 취임 100일을 맞는 아산시의회 홍성표 의장을 의장실로 찾아가 그동안의 소회를 들어보고, 또 아산시장이 낙마한 현 상황에서 집행부와의 관계 정립, 향후 시의회가 나아갈 방향 등을 주제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홍 의장은 지난 100일 동안 경찰서, 소방서, 예비군 중대 등 15개 기관 단체를 찾아다니며 하고 싶은 이야기도 하고 애로사항도 청취하는 등 참으로 보람있게 보냈다고 밝혔다.
특히 현대자동차 생산라인의 쾌적한 시설 환경을 두고 노동자를 위한 배려라며 감사를 표했고,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를 위해 뛰고 있는 상황에서 경찰대학 방문도 나름의 의미를 부여했다.
홍 의장은 또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의장으로서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듣는 범위와 실천할 수 있는 기회가 더욱 커져 시민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여야 의원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교섭단체 원내 대표들께서 잘 협조해주셔서 전반적으로 무리 없이 소통을 이뤄가고 있다는 것이 홍 의장의 생각이다.
홍 의장은 그러면서 시민 여러분의 뜻을 시정에 반영하는 가교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음은 참석기자들과의 일대일 문답이다.
- 먼저 제9대 아산시의회 후반기 의장 취임 100일을 축하드린다. 짧은 시간이지만 여러 현안 중 우선적으로 추진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다면?
취임한 지 벌써 100일이 지났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시민 여러분의 성원과 동료 의원님들의 협조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정말 하루하루 의장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고 있다. 시민 한 분 한 분의 소중한 말씀을 경청하고, 그 의견들을 정책에 잘 반영해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며 아직도 매일매일 다짐하고 있다.
취임 후 우선적으로 추진하지 못해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작년에 예산 삭감돼 미집행된 교육지원경비 부분이다. 2023년 3월, 아산시 집행부의 일방적인 교육지원경비 일부 예산 미집행으로 아산시의원들이 천막 철야 농성까지 펼쳤으나, 끝내 집행부는 불통 행정으로 일관하며 의회와 시민들의 의견을 무시했다.
그 결과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돌아갔다.
진로 체험 프로그램 운영지원, 교육복지 우선지원 사업,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사업, 방과 후 아카데미사업 등의 예산 삭감 사태로 피해를 보는 것은 아산의 미래이자 보호받아야 할 아이들이라 더욱 뼈아프게 다가왔다. 관내 학생들에게 보다 나은 교육 여건을 마련해주기 위해 노력하는 학부모와 교사들을 지지하지는 못할망정, 그들이 힘들게 일궈낸 교육 기회를 박탈하고 말았다.
그동안 부당한 행정으로 피해를 보신 시민들께서 국민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의뢰해 시정권고를 이끌어 내고, 또 현재는 민사소송으로 직권남용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해 재판이 진행 중에 있다.
앞으로 불합리한 행정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깨어 있는 시민들과 함께 당면한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해 나가는 의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이다.
- 지역의 어려운 경제를 살리기 위한 최우선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우리 지역 경제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었다.
코로나19가 종식돼 지역경제가 회복되고 활성화되기만을 기대했으나 그 후에도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은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여전히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일례로, 우리 원도심 지역의 건물 공실률은 여전히 높고,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부분에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지원 체계가 좀 더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마련돼 그들이 직면한 실질적인 어려움을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의회와 집행부가 함께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노력이 원도심 활성화뿐만 아니라 아산시 전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최근 화장장 건립이 아산시에 이슈가 되고 있다. 화장장 건립과 관련해 의장님의 생각은?
화장장 건립은 기본적으로 국가 계획과 연계해 추진해야 된다. 우리 지역사회 현실을 고려해 볼 때 두 가지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
제1안은 천안과 아산이 협력해 천안 추모시설의 화장장 증설을 통해 아산시민도 우선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으로 상생 협력의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또 하나는 이미 존재하는 시설을 활용해 자원 낭비를 줄이는 것이다. 이는 지역 간 협력을 증진하는 실질적인 해결책으로 보인다.
만약 이 모두가 어려울 경우, 제2안으로 아산 자체적으로 독립적인 화장장을 건립하는 방안도 거시적인 관점에서 필요하다고 본다. 아산의 인구증가와 장례 수요를 고려할 때, 자체적인 화장장이 없다는 것은 향후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다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 주민과의 원만한 소통과 협의다. 화장장 같은 시설은 주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투명한 논의 과정이 필요하다.
주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없다면 갈등을 일으킬 수 있기에, 이를 미리 예방하고 함께 논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의사결정 과정은 지역 사회의 발전과 공공복지를 위해 꼭 필요하다.
- 아산시장의 궐위로 인해 내년 재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아산시장 권한대행 체제의 집행부와의 관계는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
우리 아산에서 재선거가 치러진다는 사실이 아산 시민들에게는 불행한 일이다.
재선거 비용을 전체 시비로 부담해야하고, 시정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에 이르게 된 부분에 대해 아산시민의 대의기관인 의회로서도 함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정치인들은 더 높은 도덕적 기준과 윤리적 책임을 갖춰야 한다. 선출직 공무원은 시민들의 대표로서 신뢰를 기반으로 일을 해야 하는데, 법적·도덕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시민들의 신뢰를 잃게 된다. 이를 통해 시민들은 정치인을 선택할 때 후보자의 도덕성과 자질을 더욱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 상황에서 우리 아산시의회는 시장 부재 시 행정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책임감을 가지고 예산집행, 정책결정, 현안처리 등 주요 시정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집행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함께 하겠다.
- 아산시의 현재 관주도의 문화정책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민선 8기 들어와서 축제와 행사가 시정의 전부인 양 많은 예산과 인력이 그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동안 지역 예술인들의 입지는 더 좁아져 소외받고 있는 실정이다.
문화 정책은 지역 사회의 예술인들에게도 기회를 제공하고, 그들의 활동이 지속 가능하게끔 지원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특히 외부 예술인들 중심의 문화정책 추진으로 지역 예술인들이 소외되는 상황은 개선돼야 한다.
지역 예술인들과 외부 예술인들이 조화를 이루며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 아산 시민들에게 더 높은 수준의 문화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외부 관광객의 유입을 통한 경제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문화 정책이 융합적으로 추진된다면 아산의 문화적 발전과 함께 지역 예술인들의 역량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지역 예술인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외지와의 협력을 통해 품격 있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아산시의 지속 가능한 문화 정책을 위한 방향이라고 생각된다.
- 시민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40만 아산시민 여러분의 대의기관인 아산시의회는 내년 4월 2일 치러지는 재선거 기간 동안의 시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시장 대행 체제를 지원 관리하고, 본연의 자리에서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시정이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우리 의회가 시민 여러분의 뜻을 시정에 반영하는 가교역할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지혜와 힘을 모아주시고, 애정 어린 조언과 따끔한 질책도 많이 보내주시기 바란다.
항상 시민 여러분들의 작은 목소리도 경청하며 늘 곁에 있겠다. 우리 아산시의회를 신뢰해 주시고 함께해 주시면 고맙겠다.
한편 이날 공동인터뷰를 진행한 아산지역신문기자협회는 아산시사신문(대표 김명기), 아산뉴스(대표 서영민), 온주신문(대표 이미옥), 온양뉴스(대표 이충경), 배방신문(대표 현창섭), IPTV뉴스(대표 김점식) 5개 신문사로 구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