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식구 챙기기’ 의혹…피해는 시민 몫
‘제 식구 챙기기’ 의혹…피해는 시민 몫
  • 이혜진 기자
  • 승인 2019.06.2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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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문대학교 주산학평생교육원 협력관 채용 둘러싼 의혹
장기승 의원, “세금 돌려 제 식구 챙겼다”…인사비리 제기
심상복 의원, 예산편성부터 이미 마련된 자리
선문대 측, “프로그램운영 올 해까지만 하겠다”

“당시 시장과 같은 정당에 있는 사람을 취직시켜 아산시 세금을 돌려치기해서 급여를 줬다. 이것은 인사비리다.” (장기승 의원)

아산시가 인건비를 지원하는 자리에 한 정당의 위원장이 채용돼 4년 동안 급여가 지급된 점에 대해 ‘인사비리 의혹’과 ‘과도한 제 식구 챙기기'라는 비난이 제기됐다.

- 장기승 의원, 인사비리 의혹 제기

잠기승 의원
잠기승 의원

아산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의 평생학습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가 진행된 27일, 선문대학교 주산학평생교육원의 김홍석 원장과 이상옥 사무국장이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논란이 제기된 부분은 선문대학교 주산학평생교육원의 ‘협력관’ 채용 부분이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협력관으로 임용된 인사가 아산시 한 정당의 지역위원장이며, 협력관의 인건비는 아산시에서 1년에 4천만원씩 지원이 됐다.

채용과정을 묻는 질문에 선문대학교 주산학평생교육원 측은 “평생교육 강사로 근무한 경력을 바탕으로 인사규정 절차에 따라 채용했다. 특별채용이기 때문에 평생교육원에서 원장이 추천하고 사무처 통해서 총장 결재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력서 제출과 임용이 단 하루 만에 다 이뤄진 과정에 대해 짚으며 장기승 의원은 “아산시와 사전에 어떠한 이야기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루 만에 가능한 일인가?”라며 채용에 대한 모종의 거래(?)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장기승 의원은 평생학습문화센터 송명희 소장에게 “특정 정당의 고위당직 맡고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알고 있지 않았는가?”라고 물으며, “4년간에 걸쳐 1년에 4천만원씩 예산이 편성돼, 총 1억5천700만원의 급여가 지급됐다. 아산시에서 세금을 돌려치기해서 급여 준 것이다.”라고 질타했다.

장기승 의원은 이러한 인사비리 의혹에 대해 감사위원장을 요청해 견해를 물었으며, 김오직 감사위원장은 “의심을 할 수도 있으나, 임명에 관한 것은 학교 재단에서 하는 것이다. (사전 협의에 대해서는)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이에 장 의원은 재차 “제출된 서류들은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게 말하고 있다. 특정 정당의 고위당직자에게, 당시 아산시장과 같은 정당의 사람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한 일이라는 의심이 다분한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시민의 세금을 이런 식으로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조금 도와줄 수는 있어도 너무 표 나게 도와 준 것 아닌가한다.”라며 ‘도 넘은 제 식구 챙기기’의 행태에 대해 꼬집었다.

 

- 심상복 의원, “예산편성 시기부터 이미 반영된 자리다”

심상복 의원
심상복 의원

장기승 의원의 이와 같은 지적에 심상복 의원 또한 의심되는 정황들을 짚었다.

심상복 의원은 우선 선문대학교 주산학평생교육원에 대한 보조금 예산편성 ‘시기’에 대해 지적했다. 심 의원은 “2015년도 지원 예산에 인건비 4천만원이 반영돼 있다. 2015년도 예산편성은 2014년도 9월에 되는데, 그렇다면 이미 협력관 채용은 2014년 중순부터 진행된 사항이다.”라는 부분을 짚었다.

이어 협력관의 출근부 조작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평생교육원 전체 직원이 출근부를 기록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선문대 측의 협력관만 기록을 했다는 설명에 심 의원은 “요즘 출근부가 없는데, 이 분만 출근을 체크했다는 것이 의아하다. 이번에 자료를 제출하라고 하니까 이번에 만든 것이 아닌가?”라며 의구심을 보였다.

또한 문제의 협력관이 이번 2019년도에는 채용되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물었다. 심상복 의원은 “2019년도 예산에 4천만원의 인건비가 편성돼 있는데, 왜 2019년도에는 채용이 안 된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선문대 측은 “2018년도 말에 의회에서 이런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고, 2019년도에 이분이 와서 다른 활동도 있고 해서 본인이 그만두겠다고 했다. 그만두는 사안에 대해 저희와 어떤 의논을 한 것이 아니라 본인이 그만두겠다고 바로 통보했다.”고 답했다.

이와 같은 답변에 심상복 의원은 “정당하다하면 계속 계약이 됐어야 하지 않는가? (협력관이) 필요한 부분이라서 있던 자리라고 하지 않았는가?”라며 의아함을 던졌다.

이후 심상복 의원은 집행부 측에 “아닌 것은 아니라고 공직자들이 얘기해야지, 위에서 시킨다고 네네만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이것은 원칙을 벗어난 일이고, 잘못된 일이다. 그럼 평생학습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또다른 대학교는 왜 인건비를 지원하지 않았나?”라고 질타했다.

한편, 이 사안과 관련해서는 감사원의 감사가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김오직 감사위원장은 “감사원 감사 결과 오면 거기에 따라 조치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 선문대, 올해 까지만 하겠다…애꿎은 시민만 피해

특정 정당인 협력관 채용으로 이리저리 시달린(?) 선문대학교 주산학평생교육원은 이날 평생학습프로그램 운영을 올 해까지만 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많은 시민들이 받았던 문화적 혜택 또한 중단 될 위기에 처했다.

선문대에 따르면, 일반강좌나 학점은행제의 수강료는 보통 15만원~40만원이며, 평생학습프로그램의 수강료는 1만2천원~3만원 정도다. 저렴한 수강료가 가능한 이유는 아산시에서 지급되는 보조금이 강사료로 지급되고, 선문대학교 측에서 시설비와 인건비를 따로 받지 않기 때문이다.

행정사무감사 자리에서 선문대 측은 “1년에 100여개의 강좌를 1천600명~1천700명을 아우르고 해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학교에서 돈을 받는 것도 아니고, 야간에 주말까지 운영하는 평생교육프로그램이다 보니 많이 힘들기도 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이런 와중에 2018년 말에 (협력관)인건비 지원에 대해 (북부지역을 맡은) 타 대학에서도 우리는 왜 지원해 주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해서 (평생학습프로그램 운영을)안했으면 하던 중 시간이 흘러 모집공고가 나갔다. 그래서 올 해까지만 하고 더 이상은 안하려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선문대는 지역 주민들을 위해 봉사하고 상생하는 차원에서 학교 시설과 인력을 지원했으나, 특정 정당인의 채용으로 인해 순수한 의도가 의혹으로 번지자 프로그램운영 중단이라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보여 진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결국 애꿎은 시민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아산시가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는 평생학습프로그램은 동부지역과 북부지역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동부지역(배방, 탕정)은 선문대학교가 2014년 4월 18일 협약을 체결해 2019년까지 총 448개의 강좌를 운영해 오고 있으며, 북부지역(음봉, 둔포)은 유원대학교가 2018년 2월 12일 협약을 체결해 2019년까지 총 87개의 강좌를 운영해 오고 있다.

아산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의 평생학습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가 진행된 27일, 선문대학교 주산학평생교육원의 김홍석 원장과 이상옥 사무국장이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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