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학생도 ‘우리 아이’
다문화가정 학생도 ‘우리 아이’
  • 이혜진 기자
  • 승인 2019.04.08 2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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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교육지원청, 늘어나는 다문화가정 학생에 발 빠른 대응
아산 글로벌가족센터로 등교하고 있는 신창초등학교 한국어반 학생들의 모습

 

“의자! 책상! 칠판! 연필! 공책! 교실!…”

학생들이 열심히 그림과 글씨를 보며 크게 따라하고 있다.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칠판을 보며, 또렷하게 한국어를 따라한다. 이는 아산 글로벌가족센터로 등교하고 있는 신창초등학교 한국어반 학생들의 모습이다. 이 학생들은 다문화가정 학생으로, 부모 모두가 외국인의 경우가 대부분이라 한국어가 서투르다.

 

늘어나는 다문화가정 학생, 아산교육지원청 발 빠른 대응

아산시에서도 신창초등학교의 경우는 전체 학생의 38%가 다문화가정 학생으로,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이는 비단 신창초등학교만의 일이 아니다. 아산시 전체, 나아가서는 대한민국 전체의 학생 수를 볼 때도 계속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아산교육지원청은 다양한 교육 정책으로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는 지난 3월 1일자로 부임하며 “다문화가정 학생도 아산의 교육에 있어서 빼 놓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라고 강조했던 조기성 교육장의 의지이기도 하다.

우선적으로 다문화가정 학생들의 언어가 기본이 돼야 하는 시급함이 있기에, 아산교육지원청은 ‘다문화 위탁형 대안교육기관’을 운영하게 됐다.

충남교육지원청 위탁으로 아산 글로벌가족센터에서 맡게 된 이번 ‘다문화 위탁형 대안교육’은 다문화가정 학생의 학교생활 적응을 위한 ‘한국어 교육’과 ‘한국문화 이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신창초등학교의 다문화가정 학생 31명이 이 곳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다문화가정 학생, 학교에 빨리 흡수될 수 있도록

신창초등학교의 다문화가정 학생 31명은 아침 9시에 차량을 타고 아산 글로벌가족센터로 등교하고, 이곳에서 수업과 점심식사도 함께한다. 이후 3시에 차량으로 집까지 하교한다.

이는 일반학교와 다문화 대안학교를 별도 운영해 한국 학생과 중도 입학생의 학습권을 모두 보호하는 방안이다.

신창초등학교에서는 한국어 교실이 3학급 운영 중이나, 중도 입학생의 경우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따라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학생들은 ‘아산 글로벌가족센터’로 등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아산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한국어를 모르는 상태에서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게 되면, 자기네들끼리 어울리게 되면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때문에 수업뿐만 아니라 한국 학생들과도 어울리기 위해서는 언어가 기본이 돼야 하고, 학교 입장에서도 다 같이 이끌어야 하는데 따로따로 이끌기는 힘들어 어려움을 많이 호소해 왔다.”고 설명하며, “아산교육지원청 입장에서는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빨리 흡수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했다.”고 전했다.

한편, 아산 글로벌가족센터에서 한국어 수업을 받는 학생들은 중간 중간 한국어 평가시험을 거쳐 학교 수업과 학생들과의 의사소통이 가능한 점수일 경우 신창초등학교로 돌아가게 된다.

 

인류에게는 아동에게 최선을 다해야 할 의무가 있다.

다문화가정 학생들을 위한 지원이 한편에서는 역차별이라는 논란이 일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시각은 이미 글로벌 시대 속에 자라나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변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산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한국에서 머무는 기간이 늘어나고 있다. 초등학교에서 이제는 중학교까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나아가서는 이들이 고등학생, 대학생 그리고 지역의 한 구성원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본다면 이들 또한 아산시의, 나아가서 우리나라의 미래가 된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미래를 내다볼 때 너와 내가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능력이 필요한 시점이며, 오히려 저학년 때부터 다문화가정 학생과 함께 자란 학생들은 이중 언어 습득의 기회를 비롯해 문화의 다양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장점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국제 연합 아동 권리 선언에는 ‘인류에게는 아동에게 최선을 다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명시 돼 있다. 여기에서의 아동은 우리의 아동, 그들의 아동, 모두 같은 아동이다.

 

 "한 아이도 놓치지 않겠다"

다문화가정 학생 수에 따라 관내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한국어 학급을 운영하고 있으나, 1~2명만 존재하는 학교의 경우는 따로 한국어 학급을 운영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이렇게 울타리 밖의 다문화가정 학생을 위해 아산교육지원청은 아산시와 연계해 풀뿌리 교육자치 협력사업으로 ‘찾아가는 한국어 교실’(19교)을 운영한다.

이는 아산교육지원청이 아산시에 요청해 교육부 주관 ‘풀뿌리 교육자치 협력체계 구축 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된 사업으로, “1~2명의 아이들을 위해 학교나 아산교육지원청이 한국어 교육을 하기에는 힘든 일이었기에 아산시에 요청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교육정책은 “한 아이도 놓치지 않겠다.”는 조기성 교육장의 의지이기도 하다.

이밖에도 아산교육지원청에서는 ▲다문화 정책학교 운영(예비학교 8교, 중점학교 4교, 연구학교 2교)을 비롯해 ▲이중 언어교육학교 5교 운영, ▲다문화 학생동아리 13교 운영, ▲다문화가정 학생 대상 전문상담, ▲다문화 체험의 달 운영, ▲다문화학생 이중 언어 말하기 대회, ▲다문화가정 입학 전 취학 설명회 운영 ▲다문화 이주자활용 외국어교육학교 운영(신창초) ▲행복교육지구 신창 마을학교, 신창·둔포초 방과후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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